‘빌라왕’ 김모씨보다 더 악질 임대인 전국적 수두룩 "시한폭탄"… "646억원 넘게 떼먹기도"

악성 임대인 1위는 293건 646억원 떼먹은 박모씨 등 관련 범법행위 360건 822명 검거
주택 3400여 채 보유하며 조직적으로 전보증금을 가로챈 일명 ‘빌라의 신’까지 등장
전세사기 의심거래 106건 자료 받는 즉시 전국 시·도 경찰청 배정해 수사할 예정

이광민 기자 | 기사입력 2022/12/28 [08:32]

‘빌라왕’ 김모씨보다 더 악질 임대인 전국적 수두룩 "시한폭탄"… "646억원 넘게 떼먹기도"

악성 임대인 1위는 293건 646억원 떼먹은 박모씨 등 관련 범법행위 360건 822명 검거
주택 3400여 채 보유하며 조직적으로 전보증금을 가로챈 일명 ‘빌라의 신’까지 등장
전세사기 의심거래 106건 자료 받는 즉시 전국 시·도 경찰청 배정해 수사할 예정

이광민 기자 | 입력 : 2022/12/28 [08:32]


집주인 한 명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이 600억 원을 넘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일명 ‘빌라왕’ 김모씨보다 더 악성인 임대인이 수두룩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3400여 채를 보유하며 조직적으로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일명 ‘빌라의 신’까지 등장했다.


지난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자료에 따르면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보증 사고 건수는 3630건, 금액은 7584억 원 규모였다.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사례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일종의 악성 임대인이다.

 

600여억 원을 떼먹은 집주인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악성 임대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김씨와 관련된 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달 말까지 171건이다. 전세기간 만료에도 김씨가 보증금을 내주지 못해 HUG가 대위변제에 나선 건수다. 그마저도 133건 254억 원은 HUG가 돌려줬고 38건은 대위변제 과정에서 김씨가 사망해 절차가 중단됐다.  

 

김씨와 관련된 보증사고 금액은 총 334억 원으로 파악됐다. 김씨 관련 세입자 440명은 전세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만큼 보증사고 금액은 불어날 수 있다.  

 

문제는 김씨보다 더한 집주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HUG는 3번 이상 대위변제를 해주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관리한다. 이 리스트에 김씨는 8위 수준에 머물렀다.  

 

1위는 293건의 계약에서 646억 원을 반환하지 않은 박모씨였으며, 254건 계약에서 600억 원을 돌려주지 않은 정모씨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286건 581억 원의 이모 씨부터 111건 250억 원의 박모 씨까지 드러났다. 불량 집주인 30명이 일으킨 보증사고 금액은 총 7250억 원으로 사고 건수는 3459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HUG가 대신 갚아준 금액도 6587억 원이다. 이 자료도 전세금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한 액수만 헤아린 경우이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은 주택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동에서 736건으로 집중됐는데 해당 지역은 관리명단에 포함된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이 가장 많은 곳이었다.  

 

이외에 서울 양천구 신월동(157건)·인천 부평구 부평동(189건)·전남 광양시(131건) 순으로 악성 임대인 관련 보증사고가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 지원 목적으로 30일부터 ‘전세사기 대응 전담 TF’를 구성한다.  

 

TF는 국토부와 HUG 직원 중심으로 구성돼 민간 자문단도 운영한다. 최우선으로 HUG의 피해 임차인 전문상담 인력을 배치해 피해 임차인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윈희룡 국토부 장관은 25일 “TF가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최일선에 있다”며 “피해 임차인을 위한 온·오프라인 설명회를 추가로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경찰도 관련 범법행위에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6일 “빌라왕, 빌라의 신, 건축왕 같은 범법행위들을 수사해 현재까지 360건 822명을 검거하고 78명을 구속하는 등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국토부가 수사 의뢰한 전세사기 의심거래 106건에 대해 세부 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각 시·도 경찰청에 배정해 수사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경찰은 전세사기로 인한 서민 피해 회복 지원방안도 함께 협의해 마련하기로 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