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강 원산지는 전북 완주 '봉동(봉상)'... 고려때 신만석이 처음 중국 봉성현서 가져와

1000년 넘게 재배해온 봉동지역 대표 농산물로 육즙 많고 향이 강해 '전국 최고의 품질' 자랑... 김장양념 편강 생강차로 활용
조선왕조실록엔 '태종의 친형 회안대군에게 몰래 생강 선물받은 벼슬아치가 태종에 보고안했다는 이유로 사헌부서 탄핵' 기록도
완주군 관계자,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계기로 봉동생강 전통농업 보존과 농업 소득 증진 힘써 옛 명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

경인시민일보 | 기사입력 2022/10/27 [14:12]

국내 생강 원산지는 전북 완주 '봉동(봉상)'... 고려때 신만석이 처음 중국 봉성현서 가져와

1000년 넘게 재배해온 봉동지역 대표 농산물로 육즙 많고 향이 강해 '전국 최고의 품질' 자랑... 김장양념 편강 생강차로 활용
조선왕조실록엔 '태종의 친형 회안대군에게 몰래 생강 선물받은 벼슬아치가 태종에 보고안했다는 이유로 사헌부서 탄핵' 기록도
완주군 관계자,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계기로 봉동생강 전통농업 보존과 농업 소득 증진 힘써 옛 명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

경인시민일보 | 입력 : 2022/10/27 [14:12]

▲ 국내 생강 원산지인 전북 완주군 봉동읍 은하마을 정종원(68)씨 농장에서 주민들이 생강 수확을 하고 있다. 이민철씨 제공


우리나라에서 생강의 원산지는 전북 완주군 봉동이다. 1935년 이전까지 지명은 봉상으로 불리었다.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 생강 생산량의 90%를 차지했다.

 

고려시대 문헌인 향약구급방과 고려사(현종9년 1018년)에 기록돼 있는 것으로 보아 11세기 이전부터 생강재배가 시작됐다고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 1414년 4월19일자 '태종편'에는 '청원군' 심종이라는 벼슬아치가 태조 이성계의 넷째아들이자 태종 이방원의 친형인 회안대군 방간(1364~1420년)에게 몰래 생강을 받고 태종에게 아뢰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헌부로부터 탄핵을 받는 내용이 나온다. 이 무렵 방간은 2차왕자의 난에서 방원세력에게 패한 뒤 자원하여 자신의 성씨본관인 전주쪽으로 내려와 완주군 봉동읍 구만리 천내부락에서 자리잡고 살았다.

 

'중종편'에는 동궁전에 근무하는 관속들을 위로하는 편지를 써서 생강과 함께 하사했을 정도로 귀한 식품으로 여겼다.

 

생강의 원산지는 동인도와 말레이시아로 추정되며, 중국에서는 2500여년 전 사천성에서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봉동생강은 1300여년 전인 고려초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신만석이 봉성현(鳳城顯)에서 생강 뿌리를 가져와 재배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 수확한 생강을 저장하는 생강토굴


신만석이 가져온 생강은 처음 중국 봉성현의 ‘봉(鳳)’자가 들어간 지역을 찾아 전남 나주 봉황지역과 황해도 봉산지역에서 시험재배했으나 실패하자 완주 봉상(현 봉동)지역에 심어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동생강과 전주 배를 주 원료로 한 ‘이강주(梨薑酒)’가 임금께 진상하는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로 유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명성으로 ‘봉동생강 전통농업시스템’이 국가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봉동생강은 완주군 봉동읍에서 생산하는 지역 대표 농산물로 1000년의 유구한 재배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육즙이 많고 향이 강해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완주생강 전통농업시스템’은 수확한 생강을 오랫동안 자연 보관할 수 있도록 땅을 파내 저장기능을 확보한 구조가 핵심으로 과학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점을 높게 평가했다. 저장방식으로는 온돌식 토굴, 수직 하강식, 수평 이동식 등이 있다. 현재 완주지역에는 봉동을 중심으로 온돌식 토굴 508개와 수직 강하식 토굴 336개, 수평식 토굴 21개 등 다양한 생강 저장굴 854개가 분포하고 있다. 

 

온돌식 토굴은 집을 지을 때 땅속에 생강굴을 먼저 판 뒤 그 위에 구들장을 놓거나, 가옥을 건축한 뒤 구들장 밑으로 파 내려가는 방식으로 조성한다. 이 경우 아궁이 열로 생강굴 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추운 겨울에도 동해와 부패로부터 종자를 잘 보존할 수 있다. 현재 봉동을 중심으로 완주 일대에서는 466개 농가가 111㏊에서 매년 1176t가량 생강을 생산하고 있으며 20%가량은 이런 방식으로 보관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 봉동농가에서 만든 편강.


수직 하강식은 생강 재배지나 인근의 땅을 5∼8m가량 파 내려간 뒤 좌우에 저장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수평 이동식은 이와 비슷하지만 경사지나 구릉지를 사방 1.5∼1.8m 크기로 파고 들어가는 데 차이가 있다. 두 방식 모두 온돌식 토굴보다 더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봉동생강은 1994년까지만 해도 재배면적 536㏊, 연간 생산량 6057t으로 국내 최대 주산지였으나, 연작장애와 값싼 중국산 수입물량 증가, 농촌 고령화 등으로 재배면적이 해마다 감소해 올해는 재배면적 111㏊, 생산량 1176t로 전국 생산량(2만1890t)의 5% 수준에 그쳤다. 반면 경북 안동, 충남 서산 등이 전국 최대 주산지로 부상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계기로 봉동생강 전통농업 보존과 농업 소득 증진에 힘써 옛 명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생강을 이용한 민간요법으로 제일 많이 쓰이는 데에는 역시 감기다. 열이 나는 감기에 걸렸을 때는 생강과 파뿌리를 섞어 푹 끓여 마신다. 파 맛이 싫으면 흑설탕을 넣어 단맛을 내도 좋다. 단지 생강만 푹 고은 생강차를 마셔도 된다. 겨울에는 생강과 대추와 감초를 2:1:1 비율로 섞어 차처럼 일상적으로 끓여 마시면 평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좋다. 

 

          ▲ 생강진액


생강을 이용한 요리로는 생강을 절구에 찧어 설탕에 잰 다음 얇게 펴서 말린 생강과자(편강)가 있고, 일식(日食)처럼 그냥 얇게 썰어 입맛을 돋우는 반찬으로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생강은 김장담글 때 꼭 들어가는 양념으로 쓰는 게 제격이다.

 

생강은 세계에서 가장 잘알려진 향신료이자 약재다. 인도의 아유르베다에서는 생강을 신이 내린 치료의 선물로 기록돼 있고, 논어의 '향당'편에서는 공자가 한꺼번에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생강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16세기 영국의 헨리8세는 페스트를 예방할 대책으로  생강을 장려하면서 진저브레드(생강빵)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렇듯 생강은 오랫동안 세계인들에게 향신료와 약재, 식재료로 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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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h782 2022/10/28 [08:00] 수정 | 삭제
  •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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